병원 공식답변
안녕하세요. 코슬립수면의원 신홍범 원장입니다.
옆에서 자던 가족이 갑자기 고함을 지르거나, 허공에 발길질을 하고 벽을 치는 등 험한 잠버릇 때문에 깜짝 놀라 잠을 설친 경험이 있으신가요? 보통은 '어제 고된 일을 해서 꿈자리가 사나운가 보다' 하고 넘기기 쉽지만, 만약 꿈속에서 하는 행동을 실제 몸으로 옮기고 있다면 이는 '램수면 행동장애'라는 수면 질환을 의심해 봐야 합니다.
우리가 꿈을 꾸는 단계를 '램(REM)수면'이라고 합니다. 정상적인 상태라면 꿈을 꾸는 동안 우리 몸의 근육은 힘이 완전히 빠져 움직일 수 없어야 합니다. 꿈속에서 아무리 격렬하게 도망치거나 싸워도 실제 몸은 가만히 누워 있어야 하는 것이죠. 이것은 우리가 꿈의 내용을 행동으로 옮겨 다치지 않게 보호하려는 뇌의 안전장치입니다.
하지만 램수면 행동장애가 있는 분들은 이 안전장치에 문제가 생깁니다. 뇌에서 근육의 힘을 빼주는 신호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아, 꿈에서 하는 공격적인 행동이나 거친 말을 실제 잠자리에서 그대로 재현하게 되는 것입니다.
이 질환이 위험한 이유는 단순히 잠버릇이 험해서가 아닙니다. 자는 도중 침대에서 떨어지거나 주변 가구에 부딪혀 본인이나 배우자가 크게 다칠 수 있는 실질적인 위험이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의학적으로는 램수면 행동장애가 파킨슨병이나 치매 같은 퇴행성 뇌 질환의 전조 증상으로 나타나는 경우도 많아 세심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다행히 램수면 행동장애는 정확한 진단만 이루어진다면 약물 치료를 통해 증상을 효과적으로 조절할 수 있습니다. 본인이나 가족 중에 꿈의 내용을 몸으로 직접 표현하며 위험한 상황을 겪는 분이 있다면, 단순한 잠버릇으로 치부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수면만을 중점적으로 진료하는 의료진을 찾아 수면다원검사를 통해 뇌파와 근육의 상태를 정밀하게 평가받고, 그에 맞는 적절한 치료를 시작하시길 권장드립니다.
지금까지 코슬립수면의원 신홍범 원장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